디지털 미디어의 중요한 변화는 정보의 소비환경

정보와 가치를 전달하는 모든 수단이 미디어라고 할 때, 21세기 오늘날의 미디어 산업을 주도한 지배적 패러다임은 단연 “디지털 미디어”일 수 밖에 없다. 일차적으로 디지털 미디어는 ‘0과 1’의 비트로 표준화된 정보처리 시스템 방식의 미디어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런 협의의 정의를 따르면, 오늘날 대부분의 매스 미디어도 정보 생산 및 보관, 가공, 전달 등에 있어서 단위 생산성이 높은 ‘디지털 방식’을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미디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기계적 정의는 디지털 미디어의 기본 속성과 그로 인한 거대 변화를 읽어내기에 불충분함을 쉽게 알 수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매스 미디어 환경에서와는 전혀 다른 중요한 변화는 정보의 생산과 가공, 전달적 측면에서의 기술적 발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정보의 소비환경에서 주목할 만하다.

‘접근권(Accessibility)의 개방’과 ‘선택권(Selectivity)의 확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과 신규를 가릴 것 없이 종래 매스 미디어 환경에서 소외되었던 ‘개인(Person)’이 중요한 가치로 부상했다는 사실이다. 다원성과 다양성의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는 개인의 권한이 크게 확대되면서, 비로서 개인이 미디어 소비의 유의미한 주체로 떠오르게 된다.

이와 연관해서 디지털 혁명이 미디어 환경에 가져온 가장 중요한 변화는 ‘접근권(Accessibility)의 개방’과 ‘선택권(Selectivity)의 확대’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접근권은 정보와 가치를 만들어내고 가공하여 전달하는 상황에서 미디어에 대한 접근을 뜻한다. 독과점 지위에 있는 소수의 매스 미디어가 사회와 개인을 향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대량으로 전달하는 상황에서 미디어에 대한 접근은 곧바로 권력이나 사회적 통제권에 대한 접근을 말한다.

반면에 디지털 혁명은 전에 없었던 다양한 형태의 수많은 미디어를 창출함으로써 누구라도 미디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접근권을 보장해 주고 있다. 일례로 오늘날 인기가 높은 ‘1인 블로그’는 누구라도 자기 자신을 세상 앞에 부각시키고, 자신의 주장과 생각을 전파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이며, 미디어의 주인은 선택 받은 소수가 아니라 바로 대중 속의 평범한 개인들이다.

선택성은 미디어의 이용가능성이란 개념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개인 중심의 선택권이 최초로 보장된 예는 VTR의 등장에 따른 TV시청 형태의 변화에서 엿볼 수 있다. 시청자가 특정 프로그램을 녹화했다가 자신이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의 이동(Time-shifting)이 가능해짐으로써 시청자가 방송사의 독점적인 편성권으로부터 일정 부분의 자유를 누리게 된다. 즉 편성권의 일부가 개인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디지털 혁명으로 가속화되는 디지털 위성방송의 출현과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채널수의 급증, DMB의 등장, IPTV등장 등으로 인한 다매체 다채널 환경의 미디어 소비의 공간적 시간적 제약으로부터 개인을 해방시키고 있다.

양방향적이고 비선형의 커뮤니케이션

따라서 매스 미디어에 비해 퍼스널 미디어는 다양한 주체간의 다양한 층위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특징을 지닌다. 매스 미디어가 소수 대 다수의 일방향적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매개했다면 퍼스널 미디어는 소수 대 다수, 다수 대 다수 또는 다수 대소수, 그리고 소수 대 소수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전방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또한 그 내용에 있어서도 콘텐츠(Contents)와 커머스(Commerce), 커뮤니티(Community), 그리고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이 개별적으로 또는 복합적인 형태로 매개되어진다. 특히 매개의 형태가 일방향적이고 직선적인 매스 미디어와 달리 퍼스널 미디어는 양방향적이고 비선형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지닌다. 즉 커뮤니케이션의 양 축(즉 송신자와 수신자)이 소수와 다수의 입장을 수시로 넘나들며, 소수가 다수가 되기도 하고 다수가 또 소수가 되기도 하는 가변적이고 다분히 역동적인 형태를 띤다. 뿐만 아니라 송신자와 수신자의 역할도 다수에 의해 공유되거나 수시로 전환되며, 커뮤니케이션의 시작과 끝도 존재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순환구조가 일직선상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대체하게 된다.

매개되는 내용인 커뮤니케이션과 콘텐츠, 커뮤니티, 그리고 상거래인 커머스도 이러한 순환구조와 맞물려 복합적인 형태를 띠게 된다. 일례로 커뮤니티 그 자체가 주요 콘텐츠를 이루고 상거래인 커머스의 기반이며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역으로 많은 경우,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가 곧 커머스이고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4C로 불리는 이들 요소는 고정형의 개념이기보다는 비선형의 복합개념의 성격을 띤다.

퍼스널 미디어 혁명

퍼스널 미디어 혁명은 바로 이런 커뮤니케이션 주체와 요소의 비선형적 복합성을 토대로 한다. 소수 대 다수의 일방향적 커뮤니케이션이 주도하는 매스 미디어의 시대는 이제 지나간 역사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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