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위한 인문학을 만나다. 엄마 인문학

엄마 인문학

김경집 지음 (꿈결)

엄마가 시작하는 ‘섹시한’ 인문학 혁명!

엄마 인문학은 곧 가족 인문학이며, 엄마의 행복은 가정 전체의 행복으로 이어진다!

2년 전, <엄마 인문학>의 저자 김경집 선생님의 강연을 들었던 적이 두 차례 있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는 대한민국 사회가 고질적인 문제들을 개선하지 못하면 큰 위기에 빠진다는 경계의 말씀을 전하셨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에 선생님의 강연을 다시 들어보니, 이번에도 역시나 같은 내용의 우려를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2년 전보다 지금의 상황이 더 암담하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1997년의 외환 위기(IMF)는 현대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한 곳에 뭉쳐 곪아서 터져 나온 참담한 비극이었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2016년 지금, 대한민국이 당시보다 더 나아졌는가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서민과 청년의 삶을 놓고 따지자면 그렇게 힘들다던 외환 위기 당시보다도 더 어렵고 막막한 시절이 바로 지금인 것만 같습니다. 제 경험에 미루어 생각해 보아도 기존의 흔한 사회 개혁과 변화 방법들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뭔가 좀 다른 방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얼마 전의 알파고 사건은 대한민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제 인간 세계에는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고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운 숙제가 남았습니다. 이전과 같은 방식의 국, 영, 수 중심 학습법은 미래 인간의 삶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판검사나 의사는 10년이나 20년 뒤의 미래에도 여전히 최고로 유망한 직업으로 남아 있을까요? 인공지능 기계의 발전은 조만간 인간의 직업관과 삶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계적’인 능력만을 갈고닦은 사람들은 진짜 기계의 능력에 압도당하여 일자리를 잃고 몰락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런 급변하는 시대 환경 속에서, 20세기의 방법으로 21세기를 살아갈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모순이 아닐까요? 지금 대한민국 사회의 혼란과 무기력을 다음 세대에까지 물려준다는 것은 참으로 끔찍한 일입니다.

남자들의 투쟁 역사는 피비린내 나는 비정과 잔혹투성이였습니다. 하지만 여성들의 투쟁은 조금 다릅니다. 특히 엄마의 역할은 엄청나게 크고 위대합니다. 엄마가 변하면 가정이 바뀌고, 엄마가 행복해지면 가정이 행복해집니다. 엄마의 자존감 향상은 아이의 자존감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엄마가 책을 읽고 공부하며 세상을 향해 눈을 넓히기 시작하면 아이의 지적 성장에도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혼자서는 해내기 힘든 일입니다. 그렇기에 ‘연대’의 가치가 더욱 절실합니다. 엄마들이 함께 모여서 읽고, 공부하고, 대화하면서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 나간다면 이 사회를 개선할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엄마의 연대, 아내의 연대, 여성의 연대야말로 대한민국 사회를 회생시키고 다음 세대에 멋진 세상을 물려주는 하나의 강력한 축이 될 수 있습니다.

인문학 공부는 단순히 개인의 만족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문학은 모든 인간이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도록 만드는 큰 힘이 됩니다. 인문학은 미래의 삶과 세상을 이해하는 폭넓은 관점을 전해 줍니다. 미래 사회는 지금처럼 기계적인 배움과 노력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각자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확장하는 인문학 공부가 점차 더 큰 가치를 지닐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책 <엄마 인문학>이 엄마와 아내가 아닌 ‘여성’으로서의 주체적인 삶을 개척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글 김대선 @청주 우리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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