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사설/칼럼] 2004년 01월 20일 (화) 12:00
“새해부터는 좀 이름 밝히고 까불어…. 오프라인서도 할 수 있으면 들이대! 이 XXX들아 알았냐”
‘백반형님’이 혼탁한 사이버 세상에 일침을 가했다. 익명성을 이용해서 무분별하게 악성리플(욕설이 담긴 답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에게 걸쭉한 욕설을 퍼붓는 ‘잘들어라’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인기다.
“새해부터 주접떨지 마라. 나이먹은 사람들에게 들이대는게 야무진게 아니란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동영상의 주인공은 무스를 바른 짧은 머리에 검은 정장을 입은 한 남성. “인생 뭐 있어? 백반 한 끼 먹다 가는거지”라고 말해 ‘백반형님’으로 불린다.
“동영상 유포한 XX,(턱 아래까지 손으로 가리키며) 여기까지 묻어버릴꺼야,여기까지” 등 살벌한 내용으로 ‘진짜 조폭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지만,주인공은 26세의 평범한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종일관 욕설을 섞어가면서 얘기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지만 내용은 상당히 코믹하다.
“백반 먹고 빠따 한번 야무지게 맞자” “배고프면 전화 해! 백반 한 끼 사줄 수 있어,기사식당에서…” 등의 얘기는 네티즌들이 댓글에서 애용하는 문구가 됐다. “내가 이렇게 X같이 생겼어도,매력 있어.그지?” “이쁘게 봐주시구요” 등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애교성 발언도 인기의 비결이다.
‘백반형님’은 올해 초 동호회원으로 있는 카페에 개인적으로 올렸던 동영상이 ‘예의없는 초등학생 네티즌들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인생 뭐있어??” “야무지게 살자” 등 ‘백반형님 어록’은 네티즌 사이에 유행어가 됐고,그의 어록을 모은 ‘인터넷 초딩들을 위한 행동지침!’이라는 캠페인 포스터도 생겼다. 지난 17일 오픈한 ‘백반형님과 함께’(cafe.daum.net/ricebrother)라는 팬카페는 개설 4일만에 회원수가 2만명을 훌쩍 넘은 상태다.
첫번째 동영상에 대해 해명하는 2탄도 인기다. 자신은 ‘쬐끄만’ 초등학생들에게 화를 낸 것이 아니라 예의없는 네티즌들을 상대로 일침을 가한 것 뿐이라는 얘기다. 이런 유명세에 힘입어 지난 19일에는 5탄 ‘야무진 정치편’까지 발표했다.
그는 팬 카페를 통해 “난 연예인도 아니고 또한 나의 갖잖은 동영상 몇개로 뭔가를 얻을 생각은 전혀 없다”며 “편하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지껄이는 동영상을 가끔 제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속이 후련하군요. 앞으로도 좋은 사회비평이나,이런저런 이야기 해주셨으면 합니다”(ID SlayerS_) “이번 총선에 출마하시죠? 정말 멋지십니다”(ID 이런 앙칼진) 등 대부분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김미현 mihkim@sportstoday.co.kr
* whoshe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5-22 0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