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로컬의 따뜻함이 스민 공간, 〈또 만나요,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어서오세요, 2021년 문화가 있는 날 39명의 전국 책방지기가 지역주민들과 함께한 시간을 담은 〈또 만나요,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이야기집을 지금 전국 동네책방에서 만나세요.

‘동네책방 문화사랑방’은 문화가 있는 날에 전국 동네책방들이 지역주민들의 문화사랑방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획사업입니다. 지난 3년간 121곳의 책방에서 4천여 명의 이웃과 함께 7백 시간의 이야기를 펼쳤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진흥원이 기획하고, 동네서점이 제작했습니다.@krcnda @cultureday_kr @bookshop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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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나요,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 39명의 책방지기가 쓰고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진흥원에서 펴냄 | 129*174mm 신서판 | 166쪽 | ISBN 979-11-92112-16-9 02330 | 값 비매품/무료

로컬의 따뜻함이 스며 있는 공간, 동네책방

강현조
지역문화진흥원 교류협력팀 팀장

어릴 적 읍내 골목 어귀에 있던 책방에는 케케묵은 전집부터 제가 좋아하던 시집까지 주인아저씨의 삶이 묻어 있었습니다. 십 수 년이 흐른 뒤, 오갈 데 없던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우리 동네 이상한 헌책방’이 지하에 열렸고 그 공간에서 우리의 삶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소소한 즐거움이 저를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게 했습니다. 지역에 있는 동네책방에는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친구가 되어주고, 어른이 되어갈 때는 삶의 방향성이 되어주니까요.
지금 동네책방은 문화공간으로, 커뮤니티 장소로, 실험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책방을 찾는 이들에게 다정한 시간과 행복한 추억을 선물해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닌 책과 사람을 잇는 공간으로, 책방 주인의 진가가 발휘되는 소통의 장소로, 로컬의 삶을 살필 수 있는 탐색의 공간으로, 그리고 오롯이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장소로 말입니다.

어느덧 책방은 지역의 풍경이 되었고, 바쁘게 스치는 공간이 아니라 우리에게 머무름을 알려주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지역 작가의 책을 판매하고, 지역의 음식을 소개하고,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며 빵을 굽는 곳. 반려동물과 생명존중에 관해 이야기하며,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아이와 생태환경을 생각하는 지역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 가치 있는 일을 함께하며 일상 속 문화를 나누는 곳.
저마다의 이유로 치열한 고민을 통해 각자 고유한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책방에서 사적이지만 사적이지 않게 서로를 위해 문화를 나눌 때 동네책방이 가진 힘이 발휘된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이 아닌 것’이 될 때, 동네책방이 로컬의 힘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꿈을 꾸는 문화사랑방이 될 때, 책방의 가능성은 무한하게 확장됩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지속 가능한 방향이 아닐까요?

앞으로도 우리는 동네책방에서 함께 꿈꾸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오늘도 책방을 아끼고 사랑하는 단골손님들로 따뜻한 온기를 더해가는 우리 동네책방의 모습을 꿈꾸어 봅니다.

또 만나요, 동네책방 문화사랑방에서

이채린
지역문화진흥원 교류협력팀 주임

“제3의 장소(제1의 장소인 집, 제2의 장소인 일터 다음이라는 의미에서)는 비공식적인 공공모임 장소다. 이런 장소들은 포용적이고 지역적이기 때문에 지역공동체에 기여한다.”
레이 올든버그(2019),〈제3의 장소〉, 서울: 풀빛, 18p

문화가 있는 날 ‘동네책방 문화사랑방’은 문화가 있는 날에 전국 동네책방들이 지역주민들의 문화사랑방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획사업입니다. 지난 3년간 121곳의 책방에서 4천여 명의 이웃과 함께 7백 시간의 이야기를 펼쳤습니다. 지난 시간의 절반이 코로나 일상이었지만 단순히 실내에서 책을 매개로 한 모임에서 벗어나 일상의 문화를 만드는 활동으로 넓혀갔습니다. 책을 사고파는 제2의 공간에서 문화 서비스만 제공하는 개념이 아니라, 오가는 지역주민들이 관계를 맺는 제3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동안 전국 동네책방들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성장해왔습니다. 가장 큰 위기는 2020년 8월에 문화가 있는 날이
전면 취소‧연기된 상황이었습니다. 곧바로 실시간 소통방을 열어 고충을 듣고 의견을 반영하면서 코로나 대응 평가 ‘매우 적절 54.8%, 적절 33%’를 받았습니다. 한 명이 꾸리는 동네책방도 함께 품을 나눌 수 있도록 2021년에는 교류, 협력, 거점으로 지원유형을 나누어 모집했습니다. 의견 조사 후 책방지기 중 76.5%가 필요로 하는 찾아가는 멘토링 ‘멘토와의 대화’, 79.4%가 필요로 한 전국 동네책방의 지지와 연대를 위한 모임 ‘지지 모임’이 열렸습니다.

생업에 바빠 모이기 어려웠지만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행사의 나열에서 벗어나 지역주민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으로 바뀌었습니다. 같은 지역의 작은 책방과 거점 책방이 힘을 합쳐 기획하거나, 문화가 있는 날마다 활동하며 동료를 발굴해 서로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마지막 지지 모임에서 실질적인 정보를 공유했다고 반추했습니다. ‘동네책방 문화사랑방’은 책을 읽던 우리들이 동네책방이 있는 일상 속에 남긴 삶의 이야기입니다. 지역사회 속에서 문화를 회복하는 작고 강한 실천입니다.

조각들

멘토의 이야기

지역주민의, 지역주민에 의한, 지역주민을 위한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오선경
성공독서코칭센터 대표, 독서문화기획자

얼마 전에 일본 도쿄도(都) 내 니시도쿄시의 한 책방이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의 자활을 돕는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들이 다시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교육과 재사회화의 거점이 되어주고 있는 YL히바리가오카 책방의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동네책방이 지역의 공동체 문화 형성에 얼마나 다양한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문화가 있는 날에 전국의 동네책방이 진행한 다양한 문화사랑방 활동도 ‘지역주민의, 지역주민에 의한, 지역주민을 위한’이라는 가치 실현에 충실했고 지역문화 활성화에 훌륭하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해는 멘토로서 대화하면서 책방지기님들 모습에 새삼 반했습니다. 그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에 열렬한 박수를 보냅니다. 대화 중 직접 추천받아 바로 구매한 책들도 잘 읽었습니다. 책방지기님들이 책과 독자의 인연을 얼마나 잘 맺어 주시는지, 그 혜안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2019년 출발부터 2021년까지, 전반에 걸쳐 쭉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동네책방 문화사랑방’과 함께 가겠습니다. 언제든, 어디에서든, 누구든, 무엇을 어떻게 하든, 이유 불문하고!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박미숙
고양시립일산도서관 관장

어쩌다 두 해 동안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멘토로서 돌아본 전국의 동네책방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늘 바지런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책방 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책방으로 들어오는 누군가에게 딱 어울릴 책을 찾아 잘 보이게 하고, 구석구석 자리를 다듬는 일은 기본이고, 회계와 세무 관련 일을 뚝딱 처리하는 것도 모두 책방지기들 몫이었습니다.

그렇게 온종일 움직이면서도 잊지 않는 게 있는데, 바로 들어오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일입니다. 인사를 건네고, 그 사람의 눈길을 따라 책장을 같이 들여다봅니다. 그렇게 책을 매개로 사람을 만나는 곳이 바로 동네책방입니다.

‘동네책방 문화사랑방’은 ‘책방’이라는 공간을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곳으로 보지 않고, 사람이 머무는 자리로 해석한 활동이었습니다. 모여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책은 잠깐 덮고 새로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습니다. 책방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는 책방지기들의 상상력과 헌신, 그리고 주체들이 잘 어우러져 놀라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책방과 주변 가게들이 연결되기도 했고, 동네 숨은 고수들을 찾아내기도 했고, 세대를 아우르는 사람들이 책방에서 만났고, 지역의 특성을 살린 결과물도 탄생했습니다. 더 크게는 같은 지역의 책방과 책방이 연대하기도 했고, 전국의 책방들이 서로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 사랑방에 잠시 머물 수 있던 것만으로 좋았습니다. 힘껏 맞아주었던 책방들에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다음에는 손님으로 찾아갈게요. 곧 뵈어요. 우리.

동네책방, 동네사랑방의 공공성

민경은
여러가지연구소 소장, 문화기획자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멘토로서 각 지역 주체들의 자생적인 움직임과 활동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정주하는 삶 속에서 극복해야 할 것이 내외적으로 많은 가운데 책방을 꾸리며 다양한 활동을 실험하고 펼쳐 나가고 있는 책방지기들과의 만남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졌습니다.

하나의 문화공간, 동네책방, 동네사랑방이, 그리고 한 문화기획자, 예술가, 책방지기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때론 미세하고 때론 비가시적이지만 그들의 활동들이 곳곳에 쌓이면서 도시는 느리게, 서서히 변화하고 진화합니다. 각자의 시간 동안 쌓아온 가치는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만들고 지역을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 만듭니다, 그리고 그 유기체와 만나는 지역주민들은 이를 통해 성장하고 배우고 느끼고 이후 다른 곳에 생명을 불어넣게 됩니다. 이렇게 자생적으로 삶의 터전에 뿌리를 내리고 터전을 일구어 지역문화 생태계를 하나둘 채워 나가는 현상이 지역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참 소중합니다.

전염병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가벼이 갈 곳이 있다는 것, 딴짓을 할 곳이 있다는 것, 새로운 관계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안전함,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대부분의 동네책방에서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장소를 만든다는 것, 그 장소를 기반으로 실천하며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노고를 공감하며 끊임없이 지속되길 바라고 응원합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간, 동네책방

천정한
도서출판 정한책방 대표, 문화기획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사회 전 분야에 비대면 문화를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서점의 매출 상승, 오프라인 서점 매출 하락이라는 통계지표에서 보듯이 책방들도 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연초에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멘토를 맡게 되었을 때는 이런 상황 속에서 동네책방이 과연 활동을 잘 풀어낼 수 있을지 조금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전국의 책방지기들과 대면과 비대면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처음 가졌던 우려가 기우였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의외로 책방지기들은 의연했고 지역에서 책방이 풀어야 할 숙제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책방 공간을 활용해 독서 모임을 조직화하거나 무인 서점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하고 책방지기 본인의 역량을 발휘해 책방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려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처음 겪는 비대면 관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배우는 느낌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단절의 경험을 책방이 책을 매개로 하여 사람과 사람을 잇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어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책 속으로

혼자 책 읽기를 좋아했지만 이제 취향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도 함께 하고 싶어요.
— 마리서사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이제 혼자가 아니예요.
— 보틀북스
지금 우리가 함께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같이가치’를 고민합니다.
— 진주문고
이웃에게 공간을 내어주고 함께 채워가는 문화사랑방
— 개똥이네 책놀이터
밀양의 문화를 견인하는 책방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 청학서점
사회적 가치를 나누는 책방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 풀무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