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미디어 사이트, 어떤 모습일까? [2/2]
앞으로 전통적인 방식의 뉴스 사이트들 혹은 뉴스 포털이 얼마나 계속 지속될 수 있을까요? 앞으로 뉴스 사이트들은 어떻게 변화해야 새롭게 등장하는 미디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그런 의문에 대한 확실한 정답을 이글에서 전부 보여 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여러 사례를 함께 살펴보면서 가능성을 점쳐보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국내 언론사닷컴의 딜레마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해외에서 오픈 소스 진영에 의한 영향력에 기존의 미디어 사이트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면, 국내 언론사닷컴들은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해 왔던 포털 사이트들에 의해 위협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언론사닷컴들은 앞으로도 계속 뉴스 콘텐츠를 포털 사이트에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인식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포털 사이트들의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아무런 대안없이 콘텐츠 제공을 중단할 수는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광고외에 수익 기반이 취약한 뉴스 사이트들로서는 꾸준히 매출에 기여해 왔던 포털로부터의 수익을 포기하고, 기존의 뉴스 사이트의 영향력조차 떨어질 위험에 빠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언론사들이 현재의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포털에 대한 콘텐츠 제공 대가를 대체할만한 수익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동시에 미디어 사이트로서의 영향력을 유지 또는 더욱 성장시킬만한 새로운 방법(대체 매체 또는 서비스 및 비지니스 모델)을 찾는 것일 겁니다.
◆ 국내 뉴스 서비스의 유형
국내 검색 포털의 뉴스 서비스는 짧은 시간 안에 오랜 시간 넘을 수 없는 성역이라고 여겨졌던 기존의 뉴스 서비스들의 영향력을 뛰어 넘어 버렸습니다. 풍부한 자본력과 검색이라는 강력한 ‘광선검’의 힘을 빌어 가장 강력한 미디어 ‘포스’로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입니다.
언론사닷컴이 이러한 검색 포털의 영향력을 뛰어넘어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자 한다면, 지금까지의 모습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서는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이러한 고민은, 자칫 검색 포털을 단순히 벤치마킹하는 수준의 기획안과 결과물을 내놓게 되는 우를 범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검색 포털의 뉴스 서비스 유형과 유사한 뉴스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아직 미미한 편입니다.
주요 뉴스 서비스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A. 포털 뉴스의 대표적인 케이스인 미디어다음(http://media.daum.net), 네이버뉴스(http://news.naver.com) 등으로서 콘텐츠 구매를 통해 뉴스를 수집 확보하고, 강력한 검색 기능으로 세상의 모든 뉴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색해 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B. 신생 뉴스 신디케이트인 FNN(http://www.fnn.co.kr ) 등은 자발적 제휴와 연합으로 뉴스를 수집 확보하고, 광고 등의 수익분배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C. 메타 뉴스의 대표적 사례인 구글뉴스(http://news.google.co.kr)와 링크뉴스(http://www.link.co.kr)등은 검색 로봇을 통하여 제목과 짤막한 기사 내용으로 이루어진 뉴스의 메타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 분류합니다. 기사는 저작권자인 해당 뉴스 사이트의 기사로 직접 링크되어, 전체 기사는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여야만 확인 가능하다.
최근에는 포털 뉴스에 저항하여 FNN과 같은 ‘뉴스 신디케이트’들이 생겨나고 있고, 언론사닷컴을 중심으로 연합, 제휴하여 진행되고 있는 ‘아쿠아프로젝트’도 진행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관점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내부적으로 많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각 언론사들이 이런 신디케이트 뉴스 서비스 모델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각 사의 업무 분배와 실행 방법, 권리와 수익 배분 등의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을 때 헤쳐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구글 뉴스’는 검색 로봇을 통하여 뉴스를 수집하여 자동 분류하여 제공합니다. 각 뉴스 기사는 ‘링크’방식으로 해당 뉴스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야만 구독이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방문자가 빨리 구글을 떠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 정보 검색 엔진으로서의 구글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웹사이트를 통한 뉴스 서비스뿐 아니라, 구독자가 관심 키워드를 등록하면 검색 로봇이 수집한 뉴스의 간략한 메타 정보를 담은 이메일을 매일 혹은 주 단위로 수집하여 보내줍니다. 구독자에게는 꼭 필요한 뉴스 정보를 정확하게 잘 분류하여 제공하면서도, 각 뉴스 사이트들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 뉴스 소비자 분석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이미 앞서 해외와 국내의 사례를 통하여 살펴본 바대로, 전통적인 방식의 기존 미디어 사이트들이 새로운 미디어의 영향력에 의해 역전되거나 대체될 가능성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급변하는 뉴스 소비 환경의 중심에는 뉴스 소비자 혹은 구독자가 있습니다.
종이신문이나 TV를 벗어난 뉴스 소비자는 이미 인터넷, 모바일 등의 뉴미디어, 새롭게 등장하는 매체에서 더 이상 구독자가 어느 특정 언론사의 뉴스만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라는 하나의 정보 단위로서 논리니어하거나 불규칙적으로 소비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 미디어의 뉴스 서비스로부터 제공되는 뉴스 또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소비하기 보다는, 보다 다양한 시점의 뉴스와 다양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욕구를 넘어 양방향의 커뮤니케이션까지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럴듯한 서비스 모델 혹은 비지니스 모델을 만든다 하더라도 뉴스 소비자 혹은 구독자를 끌어 들이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이상적인 뉴스 서비스 모델을 세우기에 앞서 다양한 뉴스 소비자 혹은 구독자의 욕구를 다각적인 각도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너무 자주 무시되어 집니다.)
◆ Technorati & Answers.com
아래 소개할 두가지 예는 새로운 정보 검색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 사이트들로서 미래의 이상적인 뉴스 서비스가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 소개합니다.
이미 앞서 언급한 바 있는 테크노라티 첫머리에 이런 글이 쓰여 있습니다. “테크노라티는 바로 지금, 웹에서 무슨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 줍니다.” 또한, “만일 다른 검색엔진에 ‘조지부시’라를 검색한다면 당신은 whitehouse.gov 라는 검색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하지만, 테크노라티에서 검색한다면, 우리는 당신에게 바로 지금 조지부시에 대한 수백만명의 사람들의 생생한 의견을 보여줄 것입니다.”라고 테크노라티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테크노라티는 자신의 사이트를 등록한 사용자들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의 링크 정보를 기반으로 검색과 함께 지금 현재 가장 인기있는 뉴스뿐만 아니라 책, 영화 등에 관한 정보를 보여줍니다. 테크노라티의 검색창에 “korea”를 입력하면 ‘Japan, Diary, China, Travel, Culture, Memo&Essay, History, Asia’ 관련이 있는 태그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 볼 수 있도록 제공하며 오늘 한시간동안 올라온 20개 이상의 블로그의 글과 사진들, “korea”에 관련한 블로그 사이트 리스트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이 관심사에 따라 페이지를 구성하는 개인화된 페이지와 모바일을 위한 페이지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루넷(www.gurunet.com)의 Answer.com은 “Answers.com을 이용하는 5가지 이유”를 통해 Answers.com이 여타 다른 검색 엔진들보다 신뢰도가 높으며, 정확하게 원하는 답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Houghton-Mifflin, Columbia University Press, Merriam Webster, MarketWatch, Investopedia, Who2 등의 저명하고 신뢰할만한 정보들을 통해 검색한 결과를 보여주며, 시에서 법, 재정학에서 영양학, 신화에서 요리 용어들에 이르는 더 넓은 분야의 정보를 찾아 준다고 주장합니다.
“korea”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보면, North Korea, South Korea 등 가능성있는 다른 검색 키워드를 제시하며 단어 사전, 백과사전을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정보를 보여줍니다. 이뿐 아니라, 로컬 타임, 지질학, 위키피디아에서의 “한국”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들을 거의 15페이지에 걸쳐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각의 “한국”을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 이상적인 뉴스 서비스 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
이상적인 뉴스 서비스 모델을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지만, 항상 그런 노력들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실패했다고 해서 그 노력이 가치없다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LA타임즈는 최근 “이라크에서 미군의 철수를 주장”하는 논설을 자사의 웹사이트에 게재했습니다. 그리고 그 논설에 대해 네티즌들이 마음대로 수정할 수 있도록 ‘wiki’ 형식으로 제공했습니다. LA타임즈가 실시했던 이 ‘wikitorial’ 시험은 결국 실패로 끝났습니다. LA타임즈는 이 실험의 실패에 관해 언급하면서 보다 체계를 갖춰 다시 시도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다양한 시도들이 앞으로도 있을 것이고, 실패할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있는 시도들이 앞으로 이상적인 뉴스 서비스 모델을 만드는데 다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상적인 뉴스 서비스 모델은 세상을 뒤엎을 만큼 대단한 새로운 모델로 대체함으로써만 가능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기존의 모델의 단점만을 보완하거나 또는 기존의 모델에서의 장점만을 더욱 강화함으로서도 가능할 것입니다. 지금은 좀 더 복합적이고 다양한 실험들이 필요한 때입니다.
The News is alive. Give it a try!
■ 조선일보 유미디어랩 R&D센터 연구원 남창우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