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은 달라도 정신은 같아요”, RTV와 Current TV
얼마 전, RTV 시민방송을 방문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시민방송은 퍼블릭 액세스(Public Access, 이하 PA)를 표방하고 있는 TV채널로 100% 시민 제작 혹은 시민 참여에 의한 콘텐츠를 송출하는 케이블 & 위성을 통해 송출되고 있습니다.
퍼블릭 액세스는 우리말로는 ‘시청자 제작’ 또는 ‘시민 제작’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A는 60년대 말 캐나다 NFB(National Film Board of Canada:영화진흥기구) 의 ‘변화를 위한 도전’ 프로젝트에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의 하나로서 시도된 이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문제 해결을 위해 비디오를 사회적 촉매제로 활용함으로써 사회적 변화, 즉 ‘가난에 대한 전쟁’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70년대에 미국에서는 케이블TV에서 제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유선방송 사업자가 해당 지자체에 매출액의 일정비율(약 5%)을 지출하고 이 비용으로 지역활동가 및 주민들에게 액세스 채널을 4개 채널 내외의 채널 이용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참조: 시민방송 2주년 자료집)
퍼블릭 액세스는 이후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로서, 퍼브릭 액세스는 국가마다 다양한 형식과 역할로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시민방송은 국내 유일의 퍼블릭 액세스 채널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커런트TV 역시 PA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PA 채널들은 모두 같은 식으로 운영 되는 것일까요? 이미 기사를 통해 여러번 소개하기도 했던 미국의 커런트TV와 시민방송을 간단히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1. 방송시점
시민방송 : 2002년 9월 16일, 본방송 개시
커런트TV : 2005년 8월 1일, 케이블TV와 인터넷을 접목한 하이브리드(hybrid) 방송 개시.
2. 설립배경
시민방송 : 비영리 재단법인 ‘방송개혁국민회의’ 국민주방송설립운동을 계기로 설립, 방송위원회의 방송발전기금과 스카이라이프 지원금, 일반 기업 및 시민의 후원금 등으로 운영.
커런트TV : 앨 고어(Al Gore)와 조엘 하얏트(Joel Hyatt)가 NWI(Newsworld International)을 비방디(Vivendi) 유니버셜 엔터테인먼트로부터 인수하여 설립, 매입금액은 약 8200만 달러로 알려짐.
3. 정체성
시민방송 : 다양성의 시대, 탈권위와 탈냉전, 디지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를 맞아 알찬 방송, 올바른 방송, 책임있는 방송, 잘못된 관행에 저항하는 대안방송을 지향.
커런트TV : MTV 뮤직 비디오 형태의 비디오 뉴스를 표방. 다시 말해 MTV의 뮤직 비디오 자리에 젊은 세대에 초점을 맞춘(of), 젊은 세대를 위한(for), 젊은 세대가 만드는(by) 아마추어 비디오 뉴스를 지향하고 있음.
4. 시청가구수
시민방송 :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및 케이블TV 포함 약 100만 가구수를 확보.
커런트TV : DirectTV 위성방송 및 Comcast등의 케이블TV 약 2000만 가구수 확보.
5. 콘텐츠 수집
시민방송 : 각 시민단체 및 대학, 시민VJ, 각종 영상제의 작품을 오프라인 중심으로 수집.
커런트TV : 미국 전역의 프로덕션과 시민VJ들의 작품을 온라인을 중심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수집.
6. 시민 제작 비율
시민방송 : 순수 시민 제작은 약 60%정도이며 나머지는 기존의 콘텐츠를 수집하거나 제작 지원을 통하여 수집하고 있음.
커런트TV : 순수 시민 제작 콘텐츠 방영은 약 25%~30%정도.
7. 콘텐츠 수집
시민방송 : 시민제작지원센터 CNC 운영을 통해 인디저널리스트학교, 청소년과 대학생, 여성들을 대상으로 각종 강좌를 마련하고 있음. 또한, 대학생과 연합하여 ‘News In’등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작해 옴. 각종 영상제의 홍보를 지원하고 영상제의 콘텐츠를 제공받아 방영. 최근에는 해외 PA채널인 MNN과 제휴하여 프로그램을 제공받아 방영하고 있음.
커런트TV : 온라인 튜토리얼 섹션을 통해 시민의 제작 교육과 법률적 조언을 하고 있음. 온라인 스튜디오를 통해 콘텐츠를 쉽게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 기업과 함께 ‘Take Back TV(TV를 돌려줘)’등의 미국내 각 주를 순외하며 정기적인 오프라인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채널 홍보 및 콘텐츠 수집에도 활용.
8. 콘텐츠 채택 댓가
시민방송 : 분당 4000원(C등급)~ 분당 20,000원(스페셜 등급)를 지급. (제작비 산정 기준은 방송위가 케이블 액세스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1분당 4만원에는 못미치고 있는 수준)
커런트TV : 5분 이내의 프로그램 1편당 $250 이상~최고$10,000까지 지급.
9. 시민 제작물 편성
시민방송 : 재단법인 시민방송 제작진의 판단에 따라 콘텐츠를 채택하고 방영여부를 결정.
커런트TV : 온라인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 투표(greenlight)를 통해 객관적 평가 후 greenlight수를 통해 방영 여부를 결정.
10. 주요 특징
시민방송 :
– 2002년 ‘새만금 대안은 있다’, ‘이주노동자의 방송’ MWTV(Migrant Workers TV)를 통해 이주 노동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의 대안방송으로서의 활발한 활동하고 있음.
–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방송위원회로부터 방송발전기금을 지원. (2005년 7월 공익성 채널로 선정, 년 약 18억원 스카이라이프 지원금 6억원)
– 미국의 퍼블릭 액세스 채널인 MNN으로부터 ‘Open Transmission’의 프로그램을 제공받아 방영하는 등의 해외와의 프로그램 교환 활동을 진행하고 있음.
커런트TV :
– 30분마다 방영되는 구글 검색어 순위를 보여주는 ‘Google Current’를 방영.
– ‘Take Back TV’전국 순회 이벤트 개최.
– 온라인 튜토리얼, 스튜디오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인터넷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청자를 제작과 편성의 범위까지 개입.
– 특정 이벤트 발생시 태풍 Katrina 관련 콘텐츠를 수집하는 공지를 하는 등 지속적이고 발빠른 미디어 이벤트 실행.
이렇듯 시민방송과 커런트TV는 태생에서부터 운영 규모 등 겉모습은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시민방송이 시민과 학생의 제작 지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커런트TV는 기업의 지원으로 미국내 각 주를 순외하며 ‘Take Back TV(TV를 돌려줘)’라는 정기적인 오프라인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시청자에게 TV를 돌려주어야 한다’는 PA의 기본 정신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그 규모는 다를지라도 매스미디어에 대항하여 소수층인 시민과 젊은이들에게 ‘매스미디어로부터의 자유’를 부여하고자 하는 기본 정신은 같은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