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캔 대행업은 불법입니다.
지난 6월, 문화관광부에서 ‘북스캔 대행업’은 불법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 직후에 국내에 10여 북스캔 대행업체 중 3개 업체가 바로 문을 닫았습니다. 저작권법으로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저작물을 훼손하거나 2차 저작물을 복제, 전송은 할 수가 없게 되어 있고 다만, 개인이 구매한 저작물에 대하여 자신이 활용할 목적으로 복제 이용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스캔 대행업자들은 여전히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버젓이 검색 키워드 광고에 카페 운영에 공개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죠. 출판사들은 아직 고소를 하지는 않고 있네요. 출판 업계 분들이 인터넷을 많이 안셔서서 그런건지, 조금더 지켜보려고 하는 것인지? 상황은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네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불법이라는 걸 알면서도 북스캔 대행사에 책을 보내서 PDF로 북스캔하고 있습니다. 1페이지에 10원이라는 아주 저렴해 보이는 가격으로 편안하게 집에서 PDF로 받아 보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업체 수가 줄어들어서인지 1페이지에 15원 정도로 최저가격이 오른 모양이더군요.
그런데 왜, 어떤 사람들은 대행업체에 맡기지 않을까요?
아이패드 등 타블렛PC 이용자 중에 직접 북스캔 장비 일체를 구매해서 이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DIY 북스캔’이라고 하죠. 이 사람들은 가격도 저렴하고 편리할 것 같은 북스캔 대행업체를 왜 이용하지 않을까요? 얼핏보면, 북스캔 대행업체에 맡기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편리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뭐, 제가 직접 북스캔 대행업체를 이용해 본 적은 없습니다만, 지인 등 대행을 맡겨 보신 분들의 얘기와 간접적으로 듣고 본 이야기를 전합니다.
북스캔 대행업체에 맡기면 이런걸 기대하시죠… 하지만, 진실은 어떨까요?
1. 북스캔 대행업체의 서비스는 저렴하다.
북스캔 대행 맡기는데 약 1페이지에 12원 정도( 10원이었는데 최근 가격이 올랐네요.)면 누구나 처음엔 너무 저렴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북스캔을위해서 먼저 대행업체에 책을 보내야 겠죠? 책을 보내려면 배송비가 듭니다. 보냈던 다시 돌려 받으려면 2배가 듭니다. 간단하게 배송료 2,500원*2회 배송료=5,000원이 플러스 됩니다. 재단기를 이용해서 책을 파손하기 때문에 다시 제본비가 추가됩니다. 또 +2~3,000원이 듭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북스캔 대행비용이 1만원이 훌쩍 넘어가게 됩니다. 최소 5권 이상은 보내서 스캔을 해야 손해보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이 드실텐데요…
2. 편안하게 집에서 PDF를 받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편하게 집에서 받아볼 수 있을까요? 일단,우체국 등에 가서 책을 포장해 택배 배송을 보내는 수고가 필요합니다. 보내고 나서도 PDF로 수신하는데까지 약 2주 정도가 걸린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업체들은 요즘엔 좀 빨라져서 일반적으로 1주 정도 걸린다고 한답니다. 하지만, 주문이 밀리면 그게 좀 들쭉날쭉이라고 하네요. 이제나 저제나 북스캔한 PDF를 기다리기는 다반사 겠네요. ;;
3. 1,000만원짜리 스캐너로 스캔하니까 품질은 믿을만하다.
그게… 제가 개인적으로 손님이 가져온 대행업체에서 북스캔한 PDF 파일을 확인해보고 꽤 실망한 건데요. 제가 어도비 아크로뱃 ‘컬러문서’ 기본 셋팅으로 북스캔한 것과 별로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보통 글자 부분을 확대해 보면 금방 아는데 대행업체의 스캔 품질이 그렇게 좋지가 않더군요. 글자가 뭉개지는 열화 현상이 뚜렷이 보입니다. 조금만 셋팅을 고품질로 올려주고 ’ClearScan’ 설정하면 글자를 확대해도깨끗하게 보이는데요. 스캔하는 시간이 오려걸려서인지 품질을 기본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어짜피 빨리 스캔해야 빨리 돈을 벌겠죠? ㅋ ;; 어느 업체보니 1,000만원짜리 스캐너 쓴다고 자랑하던데… 같은 업체는 아닐지라도 많이 실망했습니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한시름은 덜었지만요…ㅋ
득보다 실이 많은 북스캔 대행
결과적으로 기대하신 것보다 대행 업체에 맡겨서 북스캔을 하는 건 득보다 실이 많은게 진실입니다. 주위 분들께 물어보시면 더 확실하게 아시겠죠. 게다가, 불법적 행위를 한다는 죄책감과 불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니;; 요즘엔 대행업체에서 소비자에게 약관을 서명하게 하고 그러면 온전히 책임은 소비자 본인이 져야 합니다.
그래서, 떠오르고 있는 것이 크리에이트 스페이스입니다. 크리에이트 스페이스는 DIY 북스캔할 수 있는 장비를 지원하는 공간을 임해해 주고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업자 입장에서 불법이라는 것과 소비자 입장에서 불법이라는 것은 개념이 다릅니다.
담배를 미성년자에게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담배를 구입한 미성년자는 전혀 범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 아니지요.
때문에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딱히 북스캔 대행 요청이 불법적인 행위라 할 수도 없고, 죄책감과 불안을 느껴야 한다는 것도 과도한 해석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캔대행 사업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현행법 해석도 시비를 좀 가려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원론적인 측면에서 스캔 대행이 저작권을 훼손하는 측면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더군다나 한국처럼 초기 이북 컨텐츠가 부실한 환경에서 앞으로 이북 문화가 활성화 되는데 이런 부수적인 방법이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저 뿐만이 아니기에 (또 말씀하신 것과는 달리 가격과 편의적 측면에서 만족하는 소비자가 많기에) 북스캔 사업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제 주위만 봐도 많은 북스캔 이용자가 이미 소장하고 있는 낡은 책을 파일화 하는 용도로 북스캔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재단 한 책은 스캔 후 다시 제본하여 돌려받지 않고 폐기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딘님의 의견 감사합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사업자의 ‘불법적인 행위’는 소비자와는 관련이 없는 것 같네요. 하루빨리 출판사들이 적극적으로 이북을 제공하고, 북스캔이 합법적 용도로만 이용되기를 바래 봅니다. 감사합니다. 🙂 추가로 부연 설명 드리면, 북스캔 대행사업자가 불법임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이를 해결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고, 스캔한 책을 폐기하는 것은 법적 행위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죄송한데 북스캔 지원하는 크리에이트 스페이스 이름과 위치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님 크리에이트스페이스는 몇년 전 반포동에서 실험적으로 오프라인 지점을 운영했다가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관심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
그러면 평생 무거운 책을 계속 들고 다녀야 하나요? 온라인 서점에서 PDF 서적을 팔면 이 문제는 해결될 것 같습니다. 과거의 오래된 생각만 하지 말고 진취적으로 생각하기 바랍니다.
이분은 저랑 같은 포스팅을 본게 맞죠?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고계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