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와 영화 산업의 해법 찾기 [2]

영화 산업의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

지금의 시대에서는 누가 더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가느냐가 그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키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법의 하나로서 P2P기술은 유효합니다.

▼전문 보기 : http://www.umediaclub.com/main/php/search_view.php?idx=42

지난 시간에는 한국 영화 산업의 문제점과 부가 판권 시장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P2P와 영화 산업의 해법을 찾아 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현재 불법 다운로드의 온상지로 알려져 있는 P2P가 부가 판권 시장 확대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가늠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동영상 다운로드 시대

현재 국내에서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는 2004년 7월말 기준으로 3,6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98년 말에 이미 데이터의통화량이 음성 부문을 추월했으며, 최근에는 고대역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초당 10M이상의 속도로 고용량의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파일 용량이 작은 MP3 음악 위주로 불법 다운로드나 교환이 이루어졌지만, 영화 등 동영상의 교환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콘텐츠산업진흥원’의 발표에 따르면 5월 현재 미국 내 P2P 프로그램의 파일공유 사례 중 영화 등 동영상이 11.9%, 한국의 경우는 35%로 나타났습니다.

‘바로 지금’에서 ‘언제 어디서나’로.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야 했던 ‘바로 지금’의 니즈가 이제는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곳에서 즐겨야 하는 ‘언제 어디서나’ 의 니즈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스트리밍 방식의 온디멘드(On-Demand) 서비스 위주로 즐기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음악의 경우도 초기에는 인터넷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위주의 소비가 많았습니다만, 최근 MP3 재생가능한 휴대폰과 MP3플레이어가 많이 보급되면서 휴대기기로 음악을 즐기는 소비가 일반화되었습니다. 영화와 같은 대용량의 동영상 파일은 현재까지도 인터넷 스트리밍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Mpeg4, H.264, Divx 등 압축 기술의 발달과 휴대전화와 PDA, PMP와 같은 다양한 동영상 재생 기기가 출시되면서 점차 다운로드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방식은 온라인 상태에서만 즐길 수 있지만, 다운로드 방식은 인터넷에 접속해 있지 않아도 그야말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음반 산업으로부터의 교훈

온라인 음원 시장은 이미 2003년에 오프라인의 음반시장을 넘어섰으며, 올해 급팽창해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00년의 450억원에 비하면 5년 새 10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반면 2000년에 4104억원이나 됐던 오프라인 음악 시장은 급속히 위축되어 지난해 1099억원에 그쳤고 올해는 700억원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5년사이 온라인 음원 시장이 오프라인의 음반시장의 5배 이상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음반사 등 많은 음악 관계자들은 음악의 온라인 유통에 대한 많은 불안감을 느꼈지만, 전체 음악 시장은 오히려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온라인을 통한 영화 유통 또한 앞으로는 더욱 확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영화 시장 진출 러쉬

최근 AOL은 1만5천개 이상의 허가된 콘텐츠와 타임워너 등 관계사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비디오 검색 베타 서비스 ‘AOL비디오’를 공개했습니다. AOL은 비디오 검색 서비스를 비디오 허브로 키워나간다고 합니다. 이미 구글과 야후가 이미 비디오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습니다.

AOL과 타임워너는 합병이후 온라인 영화 시장의 부가가치 창출을 확대하기 위하여 소니 등과 제휴하여 2002년 온라인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인 ‘무비링크’를 시작하였고, 디즈니는 2003년 지상파 방송의 데이터방송망을 사용한 ‘온라인 주문형 영화대여사업(on-demand movie rental service)’ Movie-Beam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습니다. Cinema-Now는 1999년 IP기반의 스트리밍 방식의 VOD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는 다운로드 방식을 추가했습니다.

국내에서는 CJ와 오리온의 쇼박스등이 온라인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국내의 해외 직배사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영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검토를 진행중에 있다고 합니다.

다운로드 방식은 네트워크 리소스를 절감하여 스트리밍 방식보다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비자는 일단 다운로드하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고품질의 영화를 끊김없이 볼 수 있고, 다른 휴대 기기에 옮겨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에게 많은 장점을 제공합니다.

P2P를 향한 기업들의 구애

이 글을 보는 대부분은 사람들은 2개 이상의 디지털 기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일것입니다. 간혹, 내가 가진 PDA에서 노트북으로 MP3를 보내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답답한 경우는 없으셨나요? 기기들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같은 회사 제품이라 하더라도 크래들과 같은 유선의 연결장치가 없다면 무용지물일때도 있습니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도, 이메일을 사용하거나 웹하드 사이트를 통해 주고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근 가전 업체나 서비스 업체들에서 P2P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는 ‘6600’모델의 휴대폰간에 문서와 사진, 음악을 교환할 수 있는 P2P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인 캐나다의 로저스와이어리스는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위한 마케팅 도구로서 P2P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업체인 MS도 코드명 ‘에벨랜치(Avalanche)’라 불리는 일반 P2P보다 안정성과 효율성이 높은 P2P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중이라고 합니다. 국내 한 대형 가전업체도 자신들의 다양한 기기들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P2P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P2P소프트웨어가 설치된 각각의 모든 기기들은 클라이언트임과 동시에 서버가 됩니다. 그러므로, P2P소프트웨어가 PC, 노트북, PDA나 휴대전화와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들에 설치되면 이 모든 기기들간에 사진, 음악뿐 아니라 동영상 파일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습니다. P2P는 휴대기기간을 연결시켜 주는 강력한 플랫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 기업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다운로드 하고 있는 파일을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업로드할 수 있으므로 내 기기가 전원이 켜져 있고 인터넷에 접속 가능하다면, 언제 어디서나 대용량의 콘텐츠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게 됩니다.

방송사인 BBC또한 얼마전 IMP(Internet media player)로 명명된 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P2P기술을 활용하여 60만 시간의 BBC의 비디오 아카이브를 온라인으로 공개하겠다는 겁니다. 비록 상업적인 시도라기 보다는 실험적이며 공익 차원의 목적이 강하지만, 새로운 매체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채택하여 서비스로 실현시키는 BBC의 자세에서 영화 산업 관계자들이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P2P와 영화산업의 해법은?

앞에서 언급한 사례들처럼, P2P는 칼의 양날처럼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날카로운 칼이 전쟁터에서는 사람을 죽이는 살인도구가 되지만, 식당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도구가 됩니다. 사용하는 사람, 보는 사람의 시점에 따라서 P2P 또한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미 앞에서 P2P와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의 장점들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지금의 시대에서는 누가 더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가느냐가 그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키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법의 하나로서 P2P기술은 유효합니다. P2P란 말그대로, 개인 대 개인의 1:1 거래가 가능합니다. 중간에 복잡한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 거래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영화 제작사의 사무실에서 바로 소비자가 영화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저작권을 가진 제작사가 다른 외부의 도움없이도 직접 콘텐츠를 통제함으로써 저작권 침해의 가능성을 배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미 보편적으로 보급된 P2P기술을 활용하여 안정되고 효율적인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의 통합 플랫폼을 만드는 것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비지니스 모델로서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니 등의 제작사들간의 적극적인 제휴로 성공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무비링크’의 사례나,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으로 비지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일본의 사례에서 한국 영화 산업이 선순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모델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영화 제작사들뿐아니라 디지털 기술을 가진 기업이 함께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노력과, 소비자가 자유롭게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권리 또한 지키려는 노력을 지속해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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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남반장

#동네서점지도 운영자 | 1998년 인터넷 라디오 '무차별 방송국'을 시작한 이래, 15년 이상 웹서비스 기획자로 일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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