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환갑날이 일주일 지난 이 시점에서 이런글을 남기는 건 좀 그렇긴하지만
그래도 자주 오지 않는 행사날인만큼 한마디 남겨야 할 거 같다.
그동안 명절이 아니면 왕래도 별로 없던 친가 어른분들과 왠지 친숙한 외가 어른들을 모시고, 행사를 치르려고 하니 정말 부담스러웠다.
요즘은 환갑날 그냥 가족들끼리 식사를 하고 지나간다는데… 왠일인지 어머니가 괜히 들떠 계신것 같아 걱정이었다. 교외에 있는 경치좋은 식당을 하나 알아보시고 오셨는데.. 거리가 좀 멀다고 말씀드렸더니 친척이 하는 호프집을 보러 가자고 하셨다.
지하에다가 호프집이다보니 어두컴컴하고, 어른들 모시고 식사를 하기에는 좀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음식을 손수 준비를 하신다는데.. 형이나 나나 결혼을 하지 않아 도와줄 사람도 없는데 무리를 할 필요없다고 설득해서 간신히 그냥 교외에 있는 식당에서 결국 행사를 치르게 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약 50여분이 오셨다. 그냥 간단히 끝내려고 했는데 그래도 많은 분들이 오셔주시니 기분이 좋았다. 버섯찌개로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케잌과 샴페인을 준비했는데 그만 준비를 하다가 샴페인을 실수로 터트리는 바람에 샴페인을 터트리지는 못했다.
아버지는 케익을 자르시고 무슨 말을 하시려다가 그만 눈물을 보이셨는데 많은 말을 대신하는 것이리라 싶다.
노래방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설마 노래를 부르시겠나 싶어 준비를 안하고 있었는데, 어른들이 벌써 노래방 준비하라고 성화고, 이미 노래방에서 기계를 틀어놓고 목을 풀고 계셨다.
어쨋든 그렇게 해서 노래방까지 풀서비스로 오후 내내 신나게(?) 놀았다. 조금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한꺼번에 많은 친척들에게 식사라도 한끼 대접해 드리고, 아버지 생일을 해드려서 보람찬 하루였던것 같다.
사실 우리 가족은 생일을 잘 챙기는 편은 아니어서 서로 생일을 잊어버리고 넘기거나 알면서도 조용하게 지나가는 편이기 때문에 항상 생일을 챙겨드리자 생각만 하고는 또 그냥 지나가고 이러는 일이 많아서 죄송했었는데 이 기회에 그걸 보상한 것같아 마음이 놓인다.
어쨋든 올해부터라도 가족 생일을 좀 챙겨봐야 겠다.
이만. 끝.
* whoshe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5-22 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