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서점학교에 ‘새로운 시대, 공유공간으로서의 동네서점’을 주제로 기고한 내용의 일부를 발췌해 소개합니다. 기고글의 전문은 <북적북적 경기서점학교 2020> 책자에서 확인하세요.
소중한 지면에 기고의 기회 주신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 경기남부서점협동조합연합회에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시대, 공유공간으로서의 동네서점
취향으로 이웃 찾는
밀레니얼 세대
‘이웃’은 전통적으로 가까이 사는 집, 또는 그런 사람을 일컬었다. 하지만 이제 인터넷이 그 개념을 바꾸고 있다. ‘동네서점’ 사이트(이하 동 네서점)에서는 독립서점들의 인스타그램 정보를 매일 수집 분석해 ‘소통지수(ER)’지표로 공개한다. 2020년 9월을 기준으로 할 때, 동네서점에 지도를 등록한 독립서점의 약 68.8%가 인스타그램 채널을 개설하고 총 38만여 개의 게시글을 공유했다. 그리고 최근 2주간 총 56만 개의 ‘좋아요(공감)’를 받았다. 총 팔로워는 2백만여 명으로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구독자 수의 4배에 달했다.
독립서점 인스타그램 방문자의 약 75%는 여성이었으며, 20~30대 밀레니얼 세대가 주 이용자층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는 가치 소비와 공유에 적극적이다. 독립서점의 주요 이용자 20~30대 독자는 온 오프라인에서 내 취향의 이웃을 발견하고 만난다. 그리고 그 경험을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모바일 기기와 소셜미디어 이용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오프라인의 지역이 아닌 온라인에서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검색하고 팔로우 한다. 공감하는 게시글에는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과 DM(Direct Message)을 보내 소통한다.
경기도의 독립서점
시군구별, 취향별 현황
도표 범례
2020년 09월 동네서점 지도에 등록해 운영 중인 독립서점 기준
독립서점 수, 상호 가나다순
2020년 09월 기준, 동네서점지도에 등록해 운영 중인 독립서점은 총 620곳이다. 이중 경기도 의 독립서점은 85개로, 전국 대비 서울(212, 34.2%)과 인천(87, 14.0%)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3.7%의 비중을 보였다.
경기도의 시군구별로는 수원(18)과 고양(12), 용인(6), 성남(5), 남양주(4)와 부천(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취향별로는 커피차가 있는 서점(42)이 49.4%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독립출판물 서 점(20), 그림책 서점(16) 순이었다. 특히 그림책 서점이 18.8%, 어린이 청소년 서점(6)이 7.1%로 전국 대비 비중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경기도 지역만의 특징을 보였다.
취향을 잇는 거점 공간,
동네서점 사례
성남에 있는 ‘ 좋은날의 책방 ’에서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동네서점독립영화전2> 가 열렸다 . 이 영화전은 전국 독립서점 10여 곳이 함께 잠재력 있는 독립영화를 발굴 초대해, 동시다발로 영화를 상영하는 행사였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4회 차 동안 총 186명의 유료 관객이 동네서점을 찾았다. 코로나19로 대형 영화관에서 다수의 익명 관객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두려운 일이 됐다. 하지만 서로의 취향을 나누며 소통을 지속해 온 이웃들의 거점인 작은 서점에서는 이 모두가 가능했다.
사례 1.
성남 ‘좋은날의책방(Goodday Bookshop)’ @gooddaybookshop
#커피차가있는서점 #커뮤니티 #큐레이션 #독서모임 #북토크 #워크숍 개점일 2016. 4 .12 | 대표자 박윤희 | 성남시 분당구 느티로 6번길 27 1층
성남의 ‘좋은날의책방’은 자신이 읽고 싶었던 책과 오래전에 읽었 던 책을 선별해 소개한다. 그리고 커피와 차도 판다. 독서모임과 북 토크, 워크숍을 열며, 책을 맡기고 언제든지 들러 읽을 수 있는‘개인책장’을 제공한다. 책방지기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고, 이웃에게 기꺼이 자신의 공간을 내어주고 있다.
사례 2.
파주 ‘쩜오책방(Booksdot5)’ @booksdot5
#커피차가있는서점 #커뮤니티 #복합문화공간 #독립출판물서점 #그림책서점 #독서모임 #북토크 #강연 #마켓 #공연 #공간대여 #워크숍
개점일 2016.11.28 | 대표자 발전소책방.5협동조합 | 파주시 꽃아마길 35 1층
파주의 ‘쩜오책방’은 동네 이웃들과 협동조합으로 운영한다. 마을살이와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생각하 는 공간을 목표로 강연과 공연, 독서모임 등을 연다. 책 10권을 사면 동네에서 사용 가능한 1만 원 쿠폰 을 주기도 한다.
사례 3.
용인 ‘우주소년(Ujoosonyeon)’ @spaceboy_127
#커피차가있는서점 #커뮤니티 #독서모임 #북토크 #워크숍
개점일 2014 | 대표자 김경애, 한덕희 | 용인시 수지구 수풍로 127번길 5
용인의 ‘우주소년’은‘마을서점’을 목표로 독서모 임과 북토크, 강연을 연다. 마을 주민과 책을 사랑하 는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 이웃을 만나는 공간으 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동일 목적의 달성 또는 동일 문화와 취향의 공유를 목적으로 독자와 소통하 기 위한 공동체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분명히 세상은 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온라인에서 이웃을 찾는다. 디지털 기술로 책이라는 매체의 경계는 점점 더 희미해지고 있다. 당장 코로나19로 인해서 미래라고 상상했던 온라인 중심의 삶은 현실이 됐다. 하지만 이런 디지털의 혜택에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아날로그적인 가 치가 있다. 해외여행은 못하더라도 잠깐은 가까운 동네 골목을 산책하는 여유는 있어야 하고, 영 화관은 못 찾더라도 가끔은 이웃과 만나 소통하는 작은 공간은 필요한 법이다. 문화적 경험을 나누는 시간과 공간의 가치를 경제적 효율의 잣대로 평가할 수 있을까? 어쨌든 우리는 오프라인에서 함께 만나고 사랑해야만 지속 가능한 존재다.
결국 사람이다. 이런 이웃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기꺼이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동네서점 책방지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