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출판문화협회가 발간하는 월간 〈출판문화〉 10월호 ‘포커스: 동네서점을 돌아보다’섹션에 실린 기고글의 일부입니다. 기사 전문은 해당 잡지를 확인하세요.
✓ 고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동네서점 The Neighborhood Bookshop Map Index〉의 발행예정일을 제작 사정으로 기존의 2019년 11월 11일에서 2020년 01월 23일로 변경하오니 양해 바랍니다.
“폐점을 알려드립니다.”
손님들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이 소식을 널리 전해달라는 당부의 이메일입니다. 매년 봄과 가을이면 제 받은 편지함에는 이런 제목의 이메일이 쌓여갑니다. 날씨는 무심히 좋기만 한데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오늘도 무거운 맘으로 휴대폰을 들고 힘겨운 안부를 묻습니다.
처음 97곳(2015년)의 작은 점들에 불과했던 동네서점지도의 동네서점은 4년여가 지난 2019년 9월 현재 538곳(2019년 9월)으로 늘었습니다. 이제 더 많은 사람이 호기심을 갖게 됐지만, 지속 가능한지를 묻는 사람도 더 많아졌죠. 이 글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책방에서의 즐거운 경험을 이웃과 공유하고, 동네서점은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길 기대해봅니다.
올해 동네서점, 한 주 평균 4곳 개점 1곳 폐점
2019년 9월 말일 기준으로 동네서점지도에 등록된 동네서점은 총 626곳입니다. 이 중 160곳이 올해 새로 문을 열었고, 37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2018년 한 해 동안 158곳이 개점, 50곳이 휴·폐점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3/4분기까지 개점 대비 휴·폐점률은 -23.1%로, 새로운 서점 10곳이 생기면 2곳 이상이 휴·폐점했습니다. 한 주에 평균 약 4곳이 개점하고 1곳이 폐점한 셈입니다. 2018년 개점 대비 휴·폐점률은 -31.6%였습니다.
2019(3Q) 독립서점 현황조사
2015년부터 2019년 3월까지 총 약 4년여간 이용자 제보와 서점들의 자발적인 전수조사 참여를 통해 수집한 동네서점지도 인덱스의 독립서점을 20개 취향 태그로 분류했습니다. 다만, 9월 말일을 기준으로 휴·폐점한 서점은 제외했습니다. 동네서점지도에 등록된 동네서점 중 이용자가 가볼 만하다고 추천했거나, 자주 찾기 위해 즐겨찾기한 공간을 ‘독립서점’으로 보았습니다.
[집계 기간 및 내용]
2015년 09월 01일 ~ 2019년 03월 31일
20개 취향 태그 단일선택 기준 체계로 분류한 최근 4년여간 독립서점 수 ① 증감추세 ② 지역별 ③ 취향별 표와 그래프, 오차율 ±5% 내외
① 독립서점 수 증감 추세
전국에 개점하는 독립서점은 최근 3년간 2016년에 주 평균 1.6곳, 2017년 2.0곳, 2018년에는 2.6곳으로 매년 개점하는 서점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3년간 주 평균 2곳이 개점한 셈입니다.
② 지역별 독립서점 수
지역별 독립서점 수는 서울특별시(43.0%), 경기도(13.5%), 인천광역시(3.7%)로 과반수인 60.2%의 서점이 수도권에 있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6.0%), 부산광역시(5.8%), 광주광역시(4.0%), 경상남도(3.7%) 순이었습니다. 특히, 광주광역시가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③ 취향별 독립서점 수
“전문성과 즐길 거리 강화로 복합문화 공간화”
독립서점은 커피와 차, 독립출판물을 일반 서적과 함께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인문사회과학과 그림책, 예술, 문학, 라이스타일 등 한 분야에 전문화하거나 전시와 공연, 북스테이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해 차별화하는 경향이 하려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이른바 ‘책맥’이라 불리며 술을 함께 취급하는 곳도 꾸준히 늘었습니다.
영화, 여행, 음악, 시, 소설, 고양이, 페미니스트와 같이 책방지기의 취향을 더 세분화, 전문화하는 경향도 보입니다. 또한 카페, 출판사나 디자인 스튜디오를 겸업하거나 식물과 굿즈 같은 취향 관련 부가 상품 개발, 유료 독서 모임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꾀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심리상담 등 개인 상담을 통한 맞춤형 또는 회원제 정기구독 형태로 책을 추천해주거나 무인운영 서점 등의 새로운 시도도 책 읽는 즐거움을 알리는데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동네서점은 여전히 안녕할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2017년 1월부터 1년 이상 이웃과 소통하며 운영해 온 전국 15곳의 동네서점 이야기를 기고 받아 뉴스레터에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많은 운영자분이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자신만의 비결로 극복의 과정을 거쳐 현재를 견뎌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위기 극복의 비결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책방지기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위기의 극복 비결은 바로 ‘기본’을 지키는 것입니다. 순천의 그림책 서점 책방심다의 김주은, 홍승용 대표는 상점의 기본 덕목을 잘 지켜나가야만 오래 존재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서점을 찾게 만드는 상품, ‘좋은 책’이 있어야 한다고요. 포항의 홍차가 있는 책방 달팽이책방의 김미현 대표님은 ‘지속’은 ‘정체’가 아닌 ‘성장’이라고 하십니다. 흐르는 강물에서 제자리에 있으려면 발길질을 끊임없이 해야만 하니까요.
대구의 예술서점 고스트북스의 류은지, 김인철 대표는 책방 매출이 완만하긴 해도 해마다 상승 중이라고 하십니다. 비결은 매출이 하락했을 때 기죽지 않고, 꾸준히 재밌는 책과 편안한 공간 제공에 더 집중하는 기회로 삼았다고 합니다. 구미의 종합서점 삼일문고의 김기중 대표님은 위기의 순간에 ‘우리 서점이 아직 부족해서야.’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골들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주셨습니다. 매출도 점차 늘어 흑자 운영으로 전환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동네서점
2020년 1월에는 뉴스레터 연재 글을 묶어 단행본 〈안녕하세요, 오늘의 동네서점 The Neighborhood Bookshop Map Index〉를 제작합니다. 또한 2015년부터 2019년 3월까지 총 4년여간 이용자 제보와 서점들의 자발적인 전수조사 참여를 통해 수집한 동네서점지도 인덱스의 독립서점 색인을 20개의 취향 태그로 분류해 소개합니다.
퍼니플랜과 로컬앤드 그리고, 여러분이 동네서점 활성화를 위해 보수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함께 만듭니다. 수익금은 동네서점지도 운영에 쓰입니다. 이 글을 끝까지 흥미롭게 읽으셨다면, 지금 바로 뉴스레터 구독과 예약주문 참여로 응원해주세요.
괴산의 북스테이 숲속작은책방의 백창화, 김병록 대표님은 최근에 책방 앞 정원에서 5주년을 기념해 작은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처음 엄마를 따라 이곳을 방문했던 9살의 아이는 이제 초등학교를 졸업해 책방을 찾았습니다. 서울 인사동길의 고서점 통문관(通文館)은 15년 후면 개업 백 주년을 맞습니다. 이종운 대표님은 백 주년에 ‘고서 경매’를 열어볼 계획입니다.
책방지기에게도 독립서점의 미래는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하지만 느낌표로 만들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발길질을 계속해나갑니다. 그렇게 누군가에게는 추억과 사랑을 쌓은 소중한 공간이, 또 누군가에게는 이웃과 함께 모여 즐기는 공간으로 성장합니다. 확실한 것은 동네서점의 미래는 결국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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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백석이지나간작은책방’은 잘 견디고 있어요^^ 더욱더 잘 되도록
노력중입니다